중이염의 모든 것

고막의 뒷쪽 부분을 "중이"라고 부르며, 이 기관은 바이올린이나 기타처럼 소리를 공명시킵니다. 고막을 통해 밖에서 들어온 소리를 증폭시키고 작은 뼈로 이루어진 기관을 통해 소리의 신호를 "내이"로 보내고 뇌로 전달 시킵니다.

중이는 비강의 관과 상부기도와 연결되어 있으며, 염증이 생기게 되면 점액과 고름이 차게 됩니다. 중이에 염증이 생기면, 주위 조직은 점액으로 인해 충혈되거나 부어 오르고, 비강으로 점액이 빠져 나가기 힘들어 집니다. 이로 인해 박테리아가 잘 자랄 수 있는 최상의 환경이 되고 중이염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중이염은 여러가지 이유로 어린 아이에게 매우 흔하게 나타납니다. 아이들은 몸이 작고, 배수되는 관이 좁거나 쉽게 막혀 수시로 중이염을 앓기도 합니다. 중이에 액체와 고름이 차면 세균층은 비강과 구강으로 퍼져나가서 심각한 감염을 일으키며 지속적인 압박감과 통증을 일으킵니다.

중이염을 일으키는 일반적인 박테리아는 몇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심한 증상을 일으키는 박테리아로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박테리아 (HIB: Haemophilus influenza bacteria)를 들 수 있으며 HIB백신이 나오기 이전에는 소아 의학에서 가장 심각하고 치명적인 박테리아였습니다.

처음에는 효과적인 HIB백신을 개발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헤모필루스 단백질 만으로는 강한 면역 반응을 일으키기 어려워 인체 면역력을 이용하여 활성화시키는 기발한 방법을 이용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디프테리아 같은 상관 없는 병원체에서 추출한 단백질과 헤모필루스를 결합시켜 면역체계에 강한 자극을 주는 방법을 시도하였으며, 마침내 백신으로 해모필루스에 대해 강하게 작용하는 단백질을 자극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는 헤모필루스 감염율이 현저히 낮은 것을 보면 백신은 매우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과거에는 두번째로 빈번하게 중이염을 일으키는 폐렴구균 (Pneumococcus)에는 백신이 효과적이지 않았습니다. 이 균은 많은 항원 형태를 가지고 있어, 단일 백신으로 현존하는 다양한 균을 방어하기 힘든 것이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현재 사용되는 백신은 그 중에서도 가장 일반적인12개 타입의 균을 대항할 수 있기 때문에 질병을 예방하기에 충분합니다.

백신은 심각한 감염과 싸우는데 매우 중요하며 중이염이 걸릴 가능성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백신으로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와 폐렴구균을 방어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바이러스가 이미 장악한 이후에 치료 과정은 힘들어 질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중이에 박테리아 감염증을 치료할때 항생제를 쓰게 되며 혈관을 타고 감염부위로 이동하게 됩니다. 그런데, 중이는 폐쇄된 공간이며 혈관 분포가 적은 곳이라 항생제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실험실에서 박테리아에 우수하게 작용하던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래서 페니실린(Penicillin)과 같은 항생제를 해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용량을 높여 환자에게 투약하게 됩니다. 페니실린 계열의 아목시실린 (Amoxycillin)이나 세프록심 (Cefuroxime)은 부작용의 위험 증가 없이 투약 용량을 늘릴 수 있는 안전한 항생제입니다. 그래서 이 항생제를 어린이 중이염을 치료할 때 처방하곤 합니다. 하지만, 폐렴구균은 페니실린에 대한 저항성이 쉽게 높아지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저항성이 낮은 레벨의 박테리아에 고용량을 투약하거나 저항성을 극복할 수 있는 항생제를 처방합니다. 단순한 항생제가 듣지 않으면 용량을 증가시키거나 더 강한 항생제를 써야 하지만 중이에는 혈관이 부족하기 때문에 치료가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본질로 돌아가 치료를 진행합니다. 고막 내에는 작고 연약한 삼각형의 막이 안전문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 귀의 기능 손상 없이 내부의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는 이 막에 작은 구멍을 뚫어 고름과 액체가 빠져 나와 회복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물론, 엄마가 아이의 귀에서 고름이 빠져나오는 것을 본다면 충격적일 것입니다. 하지만. 오히려 귓 속의 압력이 즉시 내려가기 때문에 아이의 상태는 훨씬 좋아지게 됩니다. 참을 수 없는 통증이 동반되는 중이염을 앓고 있는 아이가 항생제 마저 듣지 않을 때, 이비인후과 의사는 귀속 막에 작은 구멍을 내는 시술을 합니다. 일반적으로 구멍으로 고름이 제거되면 더이상 항생제가 필요 없게 됩니다.

구멍을 내는 시술은 통증이 있지만 순식간에 끝나며, 그 후에는 더이상 통증이 없습니다. 시술시에 연약한 고막이 통증을 민감하게 감지하고 귀속의 막은 작은 진동까지 느끼게 되어 있어 시술 중에는 통증을 느끼게 되지만, 시술이 끝난 후에는 통증은 사라집니다. 시술보다 더 어려운 점은 아이를 설득해서 시술에 응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어린 아이의 경우는 해부학적으로 중이염이 생기기 쉽고, 면역 시스템이 완전히 성숙되어 있지 않습니다. 영아에 비해 생후 2-3세 아기에게는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와 폐렴구균 감염은 문제가 덜 됩니다. 또한, 청소년이나 어른들은 면역 시스템이 완전히 성숙되었기 때문에 박테리아에 자연적으로 대항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2세 미만의 아기는 방어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와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중요하며, 중이염을 예방하실 수 있습니다.

중이염이 치료가 되지 않으면, 복잡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염증이 뇌까지 퍼져 뇌수막염이나 뇌농양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백신을 맞고, 항생제를 투여하고 좋은 의료 케어를 받기 때문에 이렇게까지 심해지지는 않습니다. 어떤 악성 박테리아는 우리 몸의 방어 장치나 항생제가 손쓸 틈을 주지 않고 감염이 매우 빠르게 진행되어 순식간에 뇌까지 침입하기도 합니다. 항생제 내성이 강한 박테리아에 감염되었을 때에는 항생제에 의존하기 보다는 백신으로 예방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백신을 맞는 것이 중요합니다. 백신은 중이염을 100% 예방하는 것은 아니지만 저항성이 강한 악성 바이러스를 걸러내어 위험율은 낮춰줄 수 있습니다.

닥터 써지 (Dr. Serge Gradstein), 호치민 패밀리 메디컬 프렉티스